사와무라상의 사나이 이토 히로미의 2군 강등과 WBC 후유증 【야구 여담】

베이스볼 킹

일본 햄·이토 다이카이 (C)Kyodo News
일본 햄·이토 다이카이 (C)Kyodo News

◆ 백구의 단상 2026 · 제35회

니혼햄의 절대적인 에이스 이토 히로미 투수가 1군 마운드에서 자취를 감춘 지 일주일 가까이 되어 가고 있다.

8월 25일 베루나 돔. 3위에서 상위권을 노리는 니혼햄과 2위 세이부의 맞대결은 니혼햄이 이토를 선발 마운드에 올리고, 세이부도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는 타이라 카이마를 내세우며 에이스 대결이 되었다. 숨 막히는 투수전 끝에 이토가 레오의 복병 나카다 케이스케에게 통한의 안타를 허용하며 2-3으로 패했다. 이토에게는 9패째가 기록되었다. 다음 날인 26일에는 이토의 1군 등록이 말소되었다.

작년에는 14승 8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다승왕, 최다 탈삼진 타이틀에 사와무라상까지 거머쥐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다저스에 입단한 이후로는 야구계 넘버원 우완이라는 칭호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절대 에이스의 톱니바퀴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여름을 앞둔 6월 하순의 일이었다. 같은 달 19일 소프트뱅크전에서 승리하며 8승째를 거두었다. 하지만 다음 등판인 세이부전에서 패하자(패전 투수는 우에하라 켄타), 이때부터 진흙탕 같은 연패 지옥이 시작된다.

7월에 2연패, 8월에 4연패. 도합 6연패로 개인 성적도 8승 9패를 기록하며 패전이 앞서게 됐다. 이 기간 선발 등판한 9경기에서 팀마저 9연패에 빠졌으니, 소프트뱅크를 위협하기는커녕 그럴 처지도 못 된다.

아무리 든든한 팀의 기둥이라 해도 9패째를 당한 세이부전 직후에는 "이제 화요일에 난 잘리겠군"이라며 내뱉었다. 화요일이란 3연전 시리즈의 첫 경기를 가리킨다. 주로 에이스들끼리 맞대결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이기느냐 지느냐는 팀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토의 이 발언은 자신감 상실까지 의미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토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고 만 것일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3월에 개최된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후유증'이다.

야구 세계 최강을 결정하는 대회. 전 대회 우승팀인 일본에는 당연히 대회 2연패라는 중압감이 엄습했다. 2월 중순부터 강화 합숙이 진행되었으며, 당연히 이토도 주축 선수로서 선출되었다. 3월 6일부터 도쿄 라운드가 개막하고 준준결승 이후에는 미국에서 결전을 치르는 일정은, 평소 시즌 준비와 비교했을 때 2~3주가량 앞당긴 조정이 필요했다. 특히 투수진에게는 일본과 미국의 서로 다른 공과 마운드의 단단함, 그리고 새롭게 도입된 피치 클락에 대한 적응 등 고전이 예상되었다. 여기에 대회 전 마무리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타이라 카이마와 이시이 다이치(한신) 등이 부상으로 잇따라 출전을 포기했다. 투수진 전체에 커다란 압박이 가해졌으리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8강 베네수엘라전에서 탈락한 사무라이 재팬은 새로운 조정이 필요하게 된다.

WBC에서 한 번 정점에 도달했던 컨디션을 다시 개막에 맞춰 재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많은 투수들에게서 엿보인다.

오릭스의 좌완 에이스 미야기 히로야는 개막 직후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롯데의 타네이치 아츠키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이번 시즌 복귀가 절망적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타이세이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본래의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토의 경우 6월까지 8승(3패)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한 듯 보였으나, 그 이후로는 완전히 '연료가 바닥난' 상태다. 이토의 투구는 원래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강완(파워 피처) 타입이 아니다. 정교한 직구와 변화구를 좋은 제구력으로 섞어 던지는 것이 장점이지만,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구속과 구위가 모두 떨어지고 있다.

평소의 시즌이라면 캠프에서 비축한 체력과 평소의 러닝으로 버텨낼 수 있었겠지만, WBC의 피로가 나타나기 시작했을 무렵 본래의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깊은 슬럼프에 빠져버린 것이 아닐까?

신조 쓰요시 감독의 입장에서 본다면, 에이스의 이 시기 재조정은 당연히 클라이맥스 시리즈를 염두에 둔 것이 틀림없다.

31일 현재, 선두를 달리는 소프트뱅크와는 8경기 차. 그 호크스와의 맞대결 성적이 4승 15패(1무)인 상황에서는, 세이부를 꺾고 결전에 임한다 해도 정상에 오르는 것은 매우 험난한 길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에이스 이토의 부활에 한 줄기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팀의 신뢰도, 자신감도 모두 잃은 사와무라상 수상자에게, 명예 회복과 진정한 가치를 시험받을 때가 다가온다.

文=荒川和夫(아라카와・카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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