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저건 슬라이더네요 (웃음)」
2018년 6월 8일 라쿠텐 2군 경기에서 1회 마스다 신타로를 1루수 땅볼로 잡아냈던 몸쪽 직구가 좋았다고 롯데의 카라카와 유키에게 질문했을 때 돌아온 답변이다. 카라카와가 당시 슬라이더라고 말했던 그 구종이야말로, 그해 후반기부터 현역 은퇴할 때까지 투구를 지탱해 준 커트볼이다.
같은 날 열린 라쿠텐 2군 경기에서의 슬라이더(커트볼)에 대해 "스피드가 꽤 나왔는데, 컨디션 자체는 계속 나쁘지 않아서 그런 의미에서의 자신감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18년 하반기부터 구원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으며, '커트볼 위주'의 투구로 그해 선발로는 4경기 23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으나, 구원으로는 21경기 2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36이라는 압도적인 안정감을 뽐냈다.
당시 카라카와는 "직구를 거의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손맛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저는 슬라이더라고 생각하지만, 커트볼입니다. 네"라고 회상했다. 같은 해 8월 31일 니혼햄전에서 레어드를 상대로 커트볼로 삼진을 잡아낸 것을 계기로 안정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확실히 레어드를 삼진인가 무언가로 잡았던 공은 좋았습니다만, 그 공을 던지고 싶다는 이미지로 계속 임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19년 2월 이시가키섬 스프링 캠프. 18년 하반기처럼 커트볼 중심의 투구를 할 것인지 묻자,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선은 제대로 직구를 던지는 것이 연습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시즌이 개막한 후에도 커트볼 위주였지만, "(커트볼을 중심으로 던지겠다는) 그런 결심을 한 것은 아니지만, 1이닝뿐이라 제가 자신 있는 공을 던지고 있는 느낌입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한편, '커트볼이 메인이라고 할까, 많이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나름의 고집이 있다. 그것이 있어서 지금 던질 수 있는 것이기에 소중히 여기고 있다. 공의 위력이나 궤적, 제구력이 좀 더 좋아졌으면 좋겠지만'이라며 직구에 대한 애착을 가지면서도, 2019년 당시 커트볼에 자부심을 가지고 투구에 임했다.
18년 후반부터 19년까지는 커트볼 중심이었으나, 20년 2월 이시가키섬 스프링 캠프에서는 "직구와 커트볼을 모두 던질 생각입니다"라며 두 구종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직구에 대해서는 "초속과 종속의 차이를 줄이고 싶고, 이를 목표로 몸의 사용법이나 이미지를 의식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해에도 커트볼이 투구의 중심이었으나, 같은 해 8월 14일 니혼햄전에서는 "요코오 선수가 커트볼을 의식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서 결과적으로 지켜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라며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21년에는 직구를 던지는 기회가 늘어났고, 22년에도 직구의 비율이 증가했다. 커트볼을 투구의 중심으로 삼으며 '별로 통하지 않으니까'라는 이유로 직구를 던지지 않던 시기도 있었으나, 직구를 다시 던지게 된 이유에 대해 22년 인터뷰에서 '자신은 없지만, 올해 새로 들어온 포수 마츠카와와 호흡을 맞추는 일도 있어서 그 과정에서 그가 선택해 던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항상 좋은 직구를 던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것을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23년 하반기 선발로 재전환된 이후에도 커트볼과 때때로 직구를 던졌다. 5회까지 퍼펙트로 막아내는 등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24년 4월 16일 세이부전에서 그는 "직구는 던지지 않았고 커트볼만 던졌습니다. 전부 커트였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커트볼의 성분이 강해졌고, 그 덕분에 뜬공이나 헛스윙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초속 10미터 이상의 강풍 속에서 예리하게 꺾이는 커트볼의 위력을 과시했다.
커트볼로 '땅볼 아웃을 잡고 싶지는 않다. 커트볼의 호프 성분(수직 움직임)을 높이고 싶기 때문에, 팝플라이 아웃이 되는 편이 개인적으로는 더 기쁘다'라고 말하며, 이상적인 아웃 처리 방식은 '높게 뜨는 팝플라이. 타자가 제대로 쳤다고 생각했는데 플라이 아웃이 되는 것이 최고'라고 설명했다.
같은 해 130km대 초반의 커트볼을 던지는가 하면 140km대의 커트볼을 던지는 등, "긴 이닝을 던지는 과정에서 강약을 조절하는 느낌입니다. 카운트를 잡을 때는 느려지고, 결정구를 던질 때는 빨라지는 등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라며 커트볼로 구속 차이를 두기도 했다.
그는 "커트볼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펜 투수가 되면서 그것이 저에게 가장 좋은 구종이었기에 이를 계속 던지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선발이 되더라도 그것이 중심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라며 커트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 투구의 척도
커트볼은 투구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1군과 2군을 가리지 않고 선발로서 경기를 만들어낸 24년, 그는 "다른 투수들에게 직구가 좋은 것과 마찬가지로, (커트볼이 좋으면) 다른 변화구를 활용하는 방식도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커트볼은 안정적으로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자기 분석을 내놓았다.
되돌아보면 커트볼이 위력을 발휘했던 시즌에는 안정적인 투구 성적을 남겼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커트볼을 마음먹은 대로 제어하지 못해, 3월 19일 라쿠텐 2군 경기에서는 "커트볼이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슬라이더를 확실히 던지는 피칭을 할 수 있었기에, 슬라이더를 활용할 수 있는 저의 무기 중 하나로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라며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를 하기도 했다.
5월 8일 요미우리 2군전과 5월 15일 라쿠텐 2군전에서 컷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로 상대 타선을 억제했으나, 본인은 "봄철에 비하면 좋아진 것 같지만, 아직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그 점은 정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투구 폼도 5월 15일 라쿠텐 2군 경기 즈음부터 바뀌어 던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라 미묘하게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으며, 커트볼이 관련되어 있는지 묻자 "그렇네요, 커트볼뿐만이 아니지만 매일 반응이라고 할까, 좋은 것을 찾으면서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7월 18일 요미우리 2군 경기에서 '타자의 의식, 타격 방식, 반응을 보고 던지는 타입이라 그 과정에서 좋은 코스에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듯이, 2-0으로 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아사노 쇼고를 상대로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2구째 몸쪽 145km 커트볼로 배트를 부러뜨리며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한 장면이 훌륭했다.
8월 들어서는 "사실 어떤 타자라도 몸쪽으로 정확하게 들어오는 공을 쳐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코스로 던지면 막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 비중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라며 좌타자의 몸쪽, 우타자의 몸쪽으로 커트볼을 던져 넣었다.
시즌 막바지, 1군 등판을 기대하던 중 내려진 현역 은퇴 결정. 2018년 취재 당시 필자가 직구가 좋았다고 전하자, 카라카와 투수는 "슬라이더였어요. 속도가 꽤 빨라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요"라고 답했다. 그 후로 필자는 카라카와 투수의 등판 영상을 몇 시간씩 몇 번이고 확인하게 되었다. "그 선수에게 던진 건 직구였죠?", "우타자에게도 체인지업을 던지게 되었네요", "다시 스플릿을 던지기 시작했군요" 등 변화에 대해 질문했고, 카라카와 투수로부터 "잘 보고 있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기뻤으며 성취감과 자신감도 생겼다. 1군 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해 2018년 여름 이후 커트볼을 투구의 중심으로 삼아온 카라카와 유키. 그 커트볼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쓸쓸해진다.
취재·문=이와시타 유타